설날 연휴 둘째날인 오늘 갑자기 기온이 상온이 되었다. 그리고 나는 시즌온 기념으로 남산-북악 라이딩을 나갔다.
언제나처럼 멤버는 몹쓸엔진 의정부지부의 태구씨와 몹쓸엔진 일산지구 본인.. (은 사실 한국에 2명밖에 없는..)
창릉천을 타고 한강합수부까지 간 후, 시원하게 뚫린 강북의 자전거도로를 타고 조인장소인 한남 나들목으로 향했다. 근데 가는 길에 파워가 도저히 잡히지 않는다. 아마 배터리가 없는거겠지 하고 대수롭지 않고 목적지를 향해 패달링한다.
집에서 나올때는 영상 0도..그리고 조금 달리다보니 영상 2도~3도 점차 기온이 올라간다. 대충 이너2겹과 라파 프로팀 자켓을 입고 레그워머와 써멀빕으로 상/하의 방한대책은 끝
한남 나들목에서 반가운 얼굴을 만나서 서둘러 남산을 향했다.
오늘따라 숨이 가쁘다 맨날 힘들지만 오늘은 유독 더 힘들다. 난 자전거 타면 안되는 저질체력의 소유자인듯 하다. 한남 업힐을 끝내고 남산 초입에 도착해서 "오늘은 그만 타고 돌아갈까?" 라는 생각이 절실하다.
몹쓸엔진 팀의 유일한 라파 RCC 회원인 태구씨는 겨우내 로라와 하체 웨이트(스쿼트)로 단련해서 아무렇지 않아보이는데.. 내 다리는 이미 에너지를 다 썼다고 그만 집에 돌아가자고 아우성이다. 이 망할놈의 다리
자덕 입덕하고 최장 시간으로 오른 남산... 뭐 사진을 찍을 여력도 없다. 체온이 식기전에 어서 빨리 다운힐을 해야할듯 하다
는 Fail.. 도저히 패달위에 발을 올려놓을 힘도 없더라 1월 20일 오키나와 센츄리런을 다녀오고 처음으로 타는 자전거인데 초기화가 이렇게도 지독한 놈이였나 싶다.
오늘의 라이딩 목적중 하나인 런치... 는 삼청동 갔다가 차에 밀리고 사람에 치여서 아무대나 들어간 칼국수집. 삼청칼국수 라는 곳인데..보기보다 맛이 ... 사실 드라마틱한 맛을 기대한건 아니여도, 삼청동 하면 맛집이 떠오르는데, 매칭이 되진 않더라.
자 이제 밥도 먹었으니 청와대로를 지나 북악 스카이웨이까지 열심히 가본다. 역시 노 멘탈로 오른 업힐에 사진따위 있을리 만무하다. 정말 내리고 싶었다. 다리에 쥐라도 났으면 내렸을탠데 이 망할 다리는 쥐도 안난다.
자전거에 들인돈이 기백만원에 이 비루한 몸뚱이에 걸친 옷만 얼만데... 도저히 본전 생각나서 내릴 수가 없었다. 조금만 더 가면되 조금만 더 가면되.. 하는데 그 조금이 끝이 안난다.
난 숨질꺼야.. 이미 난 숨져있다 라는 생각이 들때쯤 마지막 코너라는걸 알리는 팔각정이 보이고, 그 앞에서 어떤 한분이 터덜터덜 끌바로 올라가고 계신걸 봤다. 그리고 난 그분을 재치고 노끌바 무정차로 업힐에 성공했다.
대체 왜 우리는 이 엄동설한에 옷을 꽁꽁 싸입고 기어나와서 남들은 차타고도 잘 안온다는 북악 스카이웨이로 왔을까? 무슨 영광이 있다고 이짓을 계속 하고 있는지 모르겠네? 하는 생각이 맨날 정말 오를때마다 들긴 하는데 그래도 다음에 또 오겠지...
라이딩 후엔 에스프레소한잔이 허세의 상징인데 난 오늘 아메리카노 뜨신거 한잔 마시는걸로
대략 비싼 커피를 마셨으니 수다도 떨고 이런저런 얘기도 하고 이제 집에 가자! 하고 나왔는데, 따뜻한 곳에 있다가 나오니 허벅지,가슴이 오돌오돌 떨리더군.. 오늘은 알차게 라이딩을 마무리해볼까? 싶어서 복귀도 노점프로 자전거 타고 오려했으나!
네이버 지도가 알려준 길로 가다보니, 낭떠러지... 내가 분명 "자전거" 경로로 검색했는데, 무슨 "등산" 경로인줄 알았다. 대략 가민으로 확인해보니 하강 경사도가 약 -20% ~ -28%
도저히 타고갈 엄두가 안나서, 무려 다운힐을 끌바로 내려왔다. 끌바로 내려오는데도 경사도가 너무 심해서 넘어질뻔도 하고...
무릎은 아파오고 이 상태로 홍제천타고 집으로 복귀는 힘들듯 해서, 그냥 지하철 찬스를 이용했다.
난 오늘 개 털렸고 또 털렸으며 태평양까지 흐르는 라이딩을 하고 왔다. 스트라바따위의 노예는 아니지만, 그래도 한번씩 확인해보는데... 내 첫 북악기록보다도 자그마치 3분이 느렸다. 이렇게 늦게 가기도 힘들듯한데, 그게 바로 오늘이였다.
내일 또 오르면 좀 나아지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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