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연한 봄이 느껴지는 2월이다. 아직 설이 지나지도 않았지만, 한낮의 온도는 14도를 넘어선 날이였다. 잠시의 포근함 후에는 또 다시 차가운 바람이 불어오는 요즘이지만, 얼른 몸을 올려야한다는 생각에 자전거를 끌고 밖으로 나갔다.
오늘의 목적지는 역시나 없음이다. 공도를 잠깐 타서 안양천으로 나간 후, 서울방향으로 갈까? 의왕방향으로 갈까? 잠시 고민하다가, 지난번 부터 벼르고 있던 산들길 투어를 다녀오기로 했다. 안양천을 쭉 타고 내려가면 의왕에 도착하는데 이곳에는 국내 최대의 자전거 회사인 삼천리자전거 본사가 위치해있다.
기아자동차의 전신이였고, 분리된 후로도 온 국민의 사랑을 받아온 삼천리 자전거인데...
어쨌든, 삼천리 자전거를 지나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외국의 자동차 회사나 자전거 회사는 본사부근의 도로를 깨끗히 정비해두지 않나? 그래도 대한민국 최대의 자전거 회사 본사가 있는 곳인데, 그 옆을 지나가는 자전거 도로 노면상태가 영 안좋다.
바닥은 다 깨져있고, 자잘한 돌맹이들이 온 지면에 산재해있다. MTB로라면 거침없이 달리겠지만, 타이어가 얇고 무게중심이 두곳으로만 분산되어지는 로드바이크로는 여간 조심해질 수 없는 노릇이였다.
안양천 자전거도로의 정비상태야 옛날부터 지금까지 주욱~ 안좋았으니... 뭐 그럴법도 한데...
잠시 삼천리 자전거를 지나치며 별별 생각을 다 했는데.. 일단 오늘의 목적지가 이정표로 보인다. 집을 나와서 제법 달린 듯 한데, 아직 2km나 더 달려야한다.
도로상태가 갑자기 좋아지는 한 지점인데, 이곳은 도로 주위로 대나무길이 펼쳐져있다. 한여름에 지날때도 이곳을 지나면 시원함을 느낄 수 있었는데.. 아직은 추운 늦겨울에 지나려니... 그래도 참 아름다운 곳이다.
케이던스고 뭐고 일단 패달링에 신경을 쓰면서 살살 주행을 하고 있는데, 자전거에서 미세한 잡음이 올라온다. 패달링을 하지 않을때는 전혀 소리가 나지않고, 패달링을 하면 그제서야 소리가 올라온다. 아직은 작고 미약한 소리지만, 프레임 전체를 타고 올라오니 제법 신경이 거슬린다.
지난번 스마트바이크워셔로 세척한 후, 비비나 허브에 오지쥬스가 침투하지않았을까? 내심 걱정이 되었는데, 이참에 분해정비를 의뢰해야지 싶다.
의왕이 끝나는 부분까지 도착했는데, 여기서 쭉 직진하면 북수원IC다. 우측으로 들어가면 의왕시에서 새롭게 만든 산들길이라는 코스가 나타난다.
지난번 1구간과 2구간도 갔었고, 혼자 라이딩할때 3구간도 갔었는데... 재활라이딩이지만, 오늘은 업힐을 해보리라 굳은 결심을 하고는 3구간으로 향한다.
의왕시는 그린벨트의 보호덕에 아직까지는 자연친화적인 모습을 많이 갖추고 있다. 아주 어릴적 이곳에서 유아기를 보냈었는데, 매일 아침부터 밤까지 집 뒤의 개울가에서 낚시도 하고 가재도 잡았던 기억이 뚜렷하게 남아있다.
새롭게 신설된 자전거 도로라 도로정비상태가 매우 좋다. 물론 이용자수도 아직 많지 않다. 알고있는 사람도 별로 없을 뿐더러, 자전거로 실컷 내달리기엔 조금 짧은 코스라서 라이더들이 잘 안찾는 것 같기도 하다.
이곳은 3코스 업힐구간전의 휴식공간이다. 여기서 잠시 쉬며 물도한잔 마시고 무정차로 업힐을 해야지 라는 의지도 불태워본다. 지난해 MTB로 왔을때는 업힐도중 체인이 이탈되는 바람에 클릿을 못빼고 꼴사납게 클빠링한 기억이 있다. 오늘은 클릿도 없고 평패달로 왔으니, 그럴듯 하면 진작에 쉬었다 가야지..
그리고는 업힐을 하는데...
MTB에서 ROAD로 갈아타도 역시 업힐은 힘들다. 휠셋이 가벼워도 역시 업힐은 힘들다.. 내 몸무게가 가벼운 편인데도 역시 그래도 업힐은 힘들다.. 힘들다 힘들다.. 숨이 턱밑까지 차오른다. 심박은 185가 넘어섰구 가민은 릴렉스하라며 경고음을 들려준다. 분명 재활라이딩인데, 쓸대없는 오기때문에 한발한발 패달을 내밟는다.
그러다..경국 정차. 허벅지가 딱딱 하다.. 무릎에 절대 무리가 가면 안된다는 생각때문에 무리하게 눌러밟지도 못했는데도 이렇다. 잠시 정차한 후에, 얼마남지 않은 정상까지 끌바를 할까? 하다가 다시 자전거에 올라탄다.
막상 올라갈때 엄청 힘들어도 올라가면 또 기분 좋아지는게 이상한 매력이 있다.
몇백미터도 안되는 극히 짧은 업힐 구간인데, 이 재미로 오르막길 올라가는게 아닐까 싶다. 작년에 하오고개를 어떻게 넘었는지 참.. 올해도 이사가기 전까지 하오고개는 꾸준히 오를듯 싶다.
정상에 올라서니 왼쪽으로는 과천/의왕간 고속도로가 아래로 내려다보인다. 야호~ 나는 자연인이다~ 하고 80년대 드립한번 치려다가, 마침 맞은편에서 등산객 한분이 올라오시는걸 보고 참았다.
올라올땐 엄청 힘든 업힐이지만, 내려갈땐 엄청 무서운 다운힐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다운힐을 즐겨하지 않는다. 천성이 겁이 많아서, 업힐하다 넘어지면 클빠링 수준이지만, 다운힐의 낙차는 내 손아귀를 꼭 쥐게한다. 그래서 그 좋다던 카본 튜블러 휠들을 쉽게 구입할 수가 없다. 나처럼 겁쟁이 라이더가 다운힐 중에 브레이킹 계속 하면서 내려오다보면 필시 고열로 인한 변형이 올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근데 분명 울테그라 브레이크인데 브레이킹 성능이... 예전 105만도 못하다. 이것도 분명 셋팅의 문제라고 확신한다. 구동계 성능이 좋아졌는데 실제 체감성능이 좋지 않다는 것은 셋팅이 잘못되있겠지.. 신뢰의 시마노니까
무시무시한(?) 다운힐을 완료하고, 업힐전 쉬었던 곳에서 파워젤 하나 까먹는다.
그리곤 올때는 공도를 안타고! 그 옆에 열악하지만, 인도에 마련된 거지같은(?) 자전거 도로를 타고 복귀한다. 예나 지금이나 공도는 무섭다. 특히나 차선이 넓은 .. 그리고 트럭과 버스가 많이 다니는 공도는 언제나 무섭다. 나는 천상 아라뱃길처럼 잘닦인 자전거 도로나 타야되는 성격인가보다.
집에 와서 가민 로그를 확인해보니.. 음..심박이 187까지 올랐군. 그리고 올해 들어 최장거리(?) 기록 달성! 지난번 라이딩 보다 무려 3키로나 증가했다!...
복귀후 라이딩내내 들려왔던 패달링 소음 그리고 브레이킹 제동능력의 의구심때문에 결국 분해정비를 의뢰하기로 했다. 공교롭게도 정비를 의뢰한 곳은 산들로 자전거... 오늘 산들길 투어를 다녀왔는데, 산들로 자전거에 정비를 의뢰하는구나. 안양 자전거타는 사람들에서 우연히 찾아 들어가보았는데, 정비하시는 손길이 남다르다.
안양지역에 자전거 샵중에 오직 "정비" 의 우수성으로만 꼽자면 몇군데 없는데, 게중에 한 곳이 산들로자전거다. 로드바이크 전문은 인덕원역 근처의 레드바이크 ..
어쨌든 분해정비를 맡겨두었으니 몇일간은 자전거없는 현관을 보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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