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bout Sports

정녕 바르셀로나는 넘사벽인가

누군가의 표현처럼, 바르셀로나는 인간계를 초월한 은하계의 팀일까요?
이번 시즌 두번째로 열린 엘클라시코에서도 첫번째 경기와 마찬가지로 바르셀로나의 역전승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그것도 레알의 홈인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말이죠...
참으로 무지막지한 바르셀로나입니다... 



< 산티아고 베르나베우를 방문하였을 때 >



산티아고 베르나베우를 방문했을때 일화를 잠깐 소개 드리면...
경기장 안에 박물관 같은 곳이 있고 그중에 레알에서 활약한 선수들의 국가가 소개된 코너가 있습니다. 정말 긴 역사를 자랑하는 클럽답게 수많은 국가의 국기가 걸려 있더군요.
저는 대충 
아르헨티나, 독일 등에서 오신 분들과 한 조가 되어 투어를 하고 있었는데, 이분들은 자신들의 국가에서 배출한 선수들을 보며 정말 반가워하시더군요. 이과인이 어쩌고 저쩌고... 외질이 어쩌고 저쩌고...
저는 쫌 뻘쭘해서 가만히 있다가  맨유에 박지성 있다고 살짝 얘기를 했는데... 완전 뭥미 @@@@@
다들 아웃오브안중인 듯한 표정으로 절 쳐다봤었습니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
아 이게 현실이구나. 세계 속의 박지성은 이거구나 ㅋㅋㅋㅋ  하긴 레알에서 맨유 얘기하는 내가 이상한 놈이지 라며 현실을 인정했습니다. -_-

암튼, 조만간 대한민국의 국기가 레알 마드리드 박물관 한 곳에 박힐 날을 기대해 봅니다.



그럼, 졸린 눈을 비벼가며 경기를 열심히 관전한, 아니 그냥 뚫어지게 쳐다본 비전문가의 허접한 분석을 시작해 봅니다.



1. 전반 11분에 터진 호나우도의 골
 

  < 온 몸에 힘을 주고 '나 짱이지'라고 외치고 있는 호나우도 >


세계 최고 수준의 몸값과 화려한 플레이로 온갖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세계 최고 선수로 인정받고 있는 호나우도!
하.지.만, 이날 전까지 엘클라시코에서 보여준 그의 모습은 듣.보.잡이었습니다. 뭔지 모를 신경질적인 행동과 불만으로 90분을 소비하는 엘클라시코에서의 호나우도 모습은 레알팬들의 큰 기대를 비난으로 돌리기에 충분한 것이었죠.
특히, 지난 엘클라시코 1차전에서의 부진은 수많은 홈팬들의 원성을 샀습니다. 특히 메시와 비교되면서 말이죠...

 


                                                                                                  < 웃고 있는 훈남 메시 >

하지만, 이날의 호나우도는 그간의 비난을 털어 버리기에 충분한 활약이었습니다.
벤제마의 공간패스를 받아 피케와 핀투 골키퍼를 통과시키며 그물망을 흔들어 버린 그의 골은 정말 호나우도스러웠습니다. 팔을 휘저으며 다다다다 뛰어가는 특유의 달리기 동작에 이은 안정된 볼터치, 그리고 상대 수비의 중심을 무너뜨리는 빠르고 간결한 헛다리 훼이크, 마지막으로 골대를 향한 빠르고 강한 그의 과감한 슛팅. 이 모든 것들은 산티아고 베르나베우를 가득 메운 팬들. 아니 전세계 시청자들을 열광시키기에 충분한 장면이었습니다. 정말 시~원~한 골이었죠!
 

물론, 핀투 골키퍼가 아니라 주전 골키퍼인 발데스 골키퍼였다면 골을 허용했을까 하는 생각이 잠깐 들기도 했지만...
골은 골인거죠. 그것도 아주 멋진 골! 







2. 무링뇨의 4-3-3 전술

올시즌 첫번째 엘클라시코때 보여준 단단하고 빠르게 압박하며 속공으로 기회를 엿보는 4-3-3의 틀을 유지하며 보다 디테일을 향상시킨 무링뇨의 4-3-3 전술은 나름 성공적이었습니다. 라쓰를 중용하며 수비형 미들을 3명 세우는 무링뇨의 '바르셀로나 격파 비법'인 4-3-3 전술은 전반을 1:0으로 마칠때까지만해도 성공적인 듯 보였습니다.
 

하지만, 끊임없이 공을 돌리며 공간을 찾고 상대의 집요한 압박에도 소유권을 잃지 않는 바르셀로나 선수들의 초인간적 능력 앞에 시간이 이 지날수록 '무링뇨의 비법'은 힘을 잃어만 갔습니다.



어찌보면, 무링뇨의 4-3-3은 전세계 초호화 스타들이 모인 레알마드리드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옷입니다. 화려한 플레이를 통해 팬들을 열광시키는 역사를 자랑하는 레알 마드리드가 수비형 미들로만 가득 채운 미들진을 구성한다는 것은 치욕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레알팬들은 그 무엇보다 과르디올라의 바르셀로나를 이기고 싶어하죠. 이기기만 한다면 그 방법은 상관없다는 팬들의 열망이 무링뇨의 전술을 비판으로부터 자유롭게 하는 쉴드가 아닌가 싶습니다.

암튼, 두 번 연속 같은 전술을 들고 나온 무링뇨 감독. 회가 거듭될수록 그 전술에 대한 희망이 엿보였는데요.
1/26일 열리는 스페인 코파 델 레이 8강 2차전 경기에선
과연 성공할까요? 정말 기대가 됩니다 ㅎㅎㅎㅎ

< 무링뇨의 경기 후 인터뷰 > 






3. 멘탈의 차이가 만들어 낸 승부

사실 두팀간에 선수의 기량이나 전술의 차이가 크다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바르셀로나가 세계 최고인 것은 맞지만 레알마드리드도 세계 최고라고 하는데 부족함이 없죠. 하지만, 미세한 차이는 결국 멘탈에서 발생하는 것 같습니다.

바르셀로나 선수들은 절대 지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가득찬 것 같았습니다. 11명 선수 모두가 팀의 전술을 이해하고 그 안에서 자신의 역할을 멋지게 수행하였죠. 비록, 호나우도에게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90분 내내 자신들의 축구를 하며 동점골과 역전골을 만들어 낸 그들에게는 승리에 대한 확신이 있었습니다.


                                                                                        < 아비달이 결승골을 넣은 후 > 


이에 반해, 레알 선수들은 동점골 허용 후 급격히 흔들리는 모습이었습니다. 자신보다 나음을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상대를 만난 부담감 때문인지 자신의 안방에서도 안정감을 꾸준히 유지하지는 못했습니다. 특히, 동점골 허용 후 경기종료에 가까워질수록 팀의 밸런스가 무너지는 모습은 왜 레알이 바르셀로나를 아직까지 넘지 못하는지를 보여주는 모습이었습니다.


잠깐 얘기를 돌려....
프로야구 SK 구단이 김성근 감독 체제 하에서 수년 간 독주를 하자, 팬들은 여러 가지 이유를 대어 '이제 저 팀이 이기는 거 그만 보고 싶어'하는 반응을 보였었죠. 저도 그 중의 한 명이었습니다만....(SK팬들에게는 죄송... -_-)

이번 엘클라시코를 보며 바르셀로나에 대한 감정이 과거 SK를 보는 감정과 비슷한 것은 저들의 독주가 이제 끝나기를 원해서일까요? 아니면 무링뇨와 호나우도의 레알이 바르셀로나의 벽을 한번쯤은 넘는 모습을 보고 싶은 갈망 때문일까요?

암튼, 1/26일 누캄프에서 열리는 리턴매치가 기대됩니다. 바르샤의 홈에서 레알이 이긴다면??? ㅎㅎㅎㅎㅎ
갈수로 흥미진진한 두 팀의 대결입니다.

지금까지 허접한 리뷰,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P.S
페페가 메시 손을 밟은 것이 화제가 되고 있는데요. 고의가 아니라고 하는 그의 인터뷰를 보며 실소를 금할 수 없었습니다.
메시 손이 어디있나 확인하고 스터드로 쿵 찍어버리는 그의 동작을 보며 고의가 아니라고 할 사람이 있을까요?